그래도 이건 해야지

안전형 투자자의 주식 비중과 인덱스 펀드: 예금만 고집하면 안 되는 수학적 증명

Unbuyer 2026. 3. 12. 10:00

위험을 극도로 싫어하는 당신이 투자를 반드시 해야 하는 수학적 증명

"나는 원금 보장 아니면 안 해요"

이 블로그에서 나는 '그런 소비를 할 바에 차라리 그만큼의 인덱스 펀드를 사라'는 식의 제언을 자주 한다. 앞으로도 그럴 거다. 이 포스팅은 투자를 하라는 권유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린다.

다른 포스팅보다 길 수 있으니 한줄요약부터 하면: 투자비중 0은 어떤 위험회피 성향을 가진 경우에도 최적이 아님.

 

주변에 투자를 권유하면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위험한 건 딱 질색이야. 이자가 낮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이 최고야."

 

이들의 심리를 경제학에서는 '위험회피(Risk Aversion)' 성향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험회피 성향을 가지고 있다. 단순한 설명을 위해 [50%의 확률로 0원을 벌거나, 50%의 확률로 200만원을 버는] 일을 상정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확실하게 100만원을 버는] 일을 선호한다.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사람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심지어 [확실하게 50만원을 버는] 일을 선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위험회피 성향이 극단적으로 강한 사람은 투자를 아예 하지 않는 것(주식 비중 0%)이 정답일까?

 

경제학적 대답은 아니다. 아무리 겁쟁이라도, 수학적으로 계산된 '최적의 투자 비중은 0보다 반드시 크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이유: 위험회피적인 사람은 돈에 대해 오목한 효용 함수를 가진다.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만족도를 효용함수(Utility Function)로 표현한다.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들이 있지만, "돈(x)이 얼마면 만족감(u)이 얼마"인 관계만을 단순화해서 u(x)의 함수 형태로 생각해보자.

u(x)는 돈(x)의 양과 만족감의 관계를 묘사하는 함수임. 위험회피적인 사람은 효용함수가 증가하고 오목함.

위험을 싫어하는 사람의 효용함수는 위 그림의 굵은 곡선처럼, 위로 볼록한 오목(Strictly Concave)함수의 형태를 띤다. (U'>0, U'' < 0). 

(내 강의노트에서 캡쳐해 온 거라 불필요하게 복잡해 보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이 그래프는, "[1/2의 확률로 0원(x1)을 벌거나 1/2의 확률로 200만원(x2)을 버는] 상품에서 얻는 만족감 (1/2*u(x1) + 1/2*u(x2))보다, 1의 확률로 100만원(1/2*x1+ 1/2*x2)을 버는 상품에서 얻는 만족감(u(1/2*x1 + 1/2*x2))이 더 크다"는 위의 묘사를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위험 회피적인 성향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확실한 도박을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투자비중이 '0'인 건 답이 아니다.

이제 위험회피도가 매우 큰 당신이 가진 자산을 안전자산(예금)과 위험자산(주식)에 나눈다고 가정해보자. 논의의 단순화를 위해 예금이자는 0%라고 하고, 위험자산의 투자 비중은 w라고 하자. 위험 투자상품의 기대 수익률이 얼마나 높아야, 최적의 w가 0보다 클 까? 

투자 비중 w가 0인 지점(투자를 전혀 안 한 상태)에서 효용을 미분해보면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읽지는 않겠지만 아래에 적겠음)

이 수식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위험 투자상품의 기대수익률이 아주 조금이라도 크면, 투자를 조금이라도 해야 효용이 증가한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 수익(Return)은 1차항이다: 투자를 시작하는 순간 수익은 직선적으로(w) 늘어난다.
  • 위험(Risk)은 2차항이다: 반면 위험(분산)은 투자 비중의 제곱(w^2)으로 늘어난다.

투자 금액이 아주 작을 때(0에 가까울 때), 0.001의 제곱은 0.000001이 되어 위험은 거의 사라지지만, 기대수익은 0.001만큼 살아있다. 즉, "아무리 위험을 싫어해도, 발을 담그는 그 첫 순간만큼은 수익이 위험을 압도한다."

 

몰빵이 아니라 '최적 비율'을 찾아라.

내가 하는 말은 "주식에 전 재산을 걸라"는 뜻이 아니다. 위험회피 성향이 강할수록 효용함수가 더 굽어있기 때문에,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최적비중은 줄어든다. 하지만 그 비중이 '0'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어떤 위험회피 성향을 가진 누구라도.

 

결론 : 조금이라도 투자해야 한다

당신이 아무리 보수적인 투자자라도, 포트폴리오에 주식(시장 지수)이 단 한 주도 없다면 당신은 돈을 잃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수학은 당신에게 "위험한 도박을 하라"고 하지 않았다. 다만 "최적 수준의 위험은 항상 0보다 크다"고 증명했을 뿐이다.

잘 모르면 인덱스 펀드 사는 거 추천이다. 이 포스팅에도 다루었다.

 

더보기

정말 안볼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궁금할까봐. 미시경제학 강의노트에 있는 내용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