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안해도 되는 소비

무인 창업 단점과 온라인 부업 사기: 성공팔이 유튜버가 당신을 노리는 이유

Unbuyer 2026. 3. 19. 10:00

기계가 돈을 벌어다 준다는 달콤한 거짓말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이끈다. "직원 없이 월 순수익 1,000만 원!", "로봇이 튀기는 치킨, 사장님은 돈만 세세요."
영상 속 주인공은 최첨단 자동화 기계가 재료 준비를 척척 하고 요리를 알아서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건비 걱정 없이 떼돈을 번다고 자랑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은근슬쩍 가맹 문의/기계 구입 문의 전화번호를 띄운다. 알고리즘이 이끄는 다른 영상에서는 20대 청년이 소자본/무자본으로 물류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엄청난 수익을 최소한의 노력으로 버는 영상이 뜬다. 대부분의 영상 썸네일에는 `이렇게 쉽게 돈 버는 건데, 알려줘도 아무도 안합니다.'는 식의 문구가 박혀 있다.
댓글창에는 "저도 인생 역전하고 싶습니다", "정보 좀 주세요"라는 예비 창업자들의 (혹은 고용된 댓글부대의) 외침이 가득하다.

나는 이 풍경이 지난번에 다룬 [주식 리딩방]과 본질적으로 같아 보인다.
아이템만 '급등주'에서 '자동화 기계'나 '쉬운 부업 강의'로 바뀌었을 뿐, 본질은 "돈 버는 비법을 남에게 판다"는 경제학적 모순이기 때문이다.

 

이유 1 : 진입장벽이 없는 사업에서 초과이윤은 기대할 수 없다. 

경제학의 기본 원리 중 하나는 완전경쟁시장에서는 기업의 초과이윤은 0이 된다는 Zero-Profit Condition이다. (사장도 돈 한 푼 못받는다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인건비와 자본 비용을 정산하고 나면 남는 '초과' 이윤이 없다는 뜻이다 .)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에 초과이윤이 있다면 경쟁자가 들어오고, 결국 초과 이윤은 0으로 수렴한다.

유튜브에서 홍보하는 '자동화 매장'의 치명적인 약점은 '돈만 있으면/시키는 대로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별한 기술도, 노하우도 필요 없다. 기계 살 돈만 있으면 옆 가게 김 씨도, 수강료 낼 돈만 있으면 뒷집 박 씨도 내일 당장 똑같은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경쟁자가 쏟아져 나오면 가격 경쟁이 시작되고, 수익은 순식간에 박살 난다. 얼마전에 추적60분에서 [‘딸깍’하면 돈을 번다? 2026 부업 사기 보고서]라는 방송을 했는데, 여기서는 수강료를 내고 하라는 대로 열심히 부업을 시도했으나 수익은커녕 시간과 수강료만 날리 많은 사람들의 사례가 나오니 한번 보면 좋겠다. 


진짜 돈이 되는 사업은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가 있는 사업'이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말은 경제학적으로 번역하면 "누구나 쉽게 진입해서 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유 2 : 골드러시의 교훈 (청바지와 곡괭이)

미국 서부 골드러시 때 진짜 돈을 번 건 금을 캐러 간 광부들이 아니라, 그들에게 '청바지와 곡괭이'를 판 상인들이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을 거다. 이 일화는 '누가 정말 돈을 버는가?'에 대한 질문을 환기시킨다. 


성공팔이 유튜버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냉정하게 해부해보자. 그들의 주 수입원은 매장에서 파는 '치킨'이나, 물류 시스템의 헛점을 노린 차익거래 수익이 아니다.
영상을 보고 혹한 사람들에게 파는 '기계 마진', '가맹비', '인테리어 비용', 그리고 '수강료'가 진짜 수입원이다.

그들이 "이 기계만 있으면 대박 난다"고, "내 방법만 잘 배우면 앉아서 딸깍딸깍 몇 번으로 돈이 자동으로 들어온다"고 떠드는 이유는, 당신이 대박 나길 바라서가 아니라, 당신에게 그 기계를 팔고, 수강료를 받아야 본인들이 대박이 나기 때문이다.

 

이유 3 : 감가상각과 기회비용의 은폐

그들은 항상 매출(Revenue)과 성공사례를 보여주지, 유무형의 비용(Cost)은 철저히 숨긴다. 특히 '감가상각', '유지보수 비용', 그리고 '기회비용'은 절대 상기시키지 않는다.

최첨단 로봇 팔? 고장 나면 수리비가 알바생 몇 달 치 월급일 수 있다. 기계는 3년만 지나면 구형이 되어 고철값이 되는데, 할부금은 5년 동안 갚아야 할 수도 있다. "인건비가 0원"이라는 말에 속지 마라. 기계 감가상각비와 수리비라는 이름의 또 다른 비용이 나갈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간과하는 부분은, 기계를 들이고 자동으로 사업을 돌린다고, 손님이 생긴다는 걸 보장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어떤 손님이 상품이나 음식을 고를 때, '저 가게는 자동화를 많이 했기 때문에' 고를까? 
부업도 마찬가지다. 마우스 클릭을 열심히 해서 상품 페이지 수백 개를 만든다고 한들, 사람이 사주지 않으면(수요가 없으면) 헛수고다. 자동화 툴이 공급은 쉽게 해주지만, 수요까지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그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느라 날린 시간은 본업을 하거나 자기계발을 했다면 얻었을 수익이라는 '기회비용'을 날린 것과 같다. 

 

결론 : 쉽게 번 돈은 없다

 

지난번 주식 리딩방 글에서도 말했지만, 진짜 돈이 되는 정보(Alpha)는 절대 유튜브에 공짜로 풀리지 않는다.
만약 그 사업이 정말로 기계만 돌려서 월 1,000만 원이 남는다면, 그 유튜버는 굳이 가맹점을 모집하지 않고 대출을 풀로 당겨서 직영점 100개를 혼자 운영했을 것이다. 온라인에서 쉽게 돈버는 기회가 널려 있으면, 그 유튜버는 사람을 모집해서 본인이 이익을 독차지할 것이다. 

당신에게 쉽게 돈 버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은, 당신을 이용해 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뿐이다.